영어비법

콩 심은 데 콩 나고, 영어 심은 데 영어 난다.

아이들에게 곰을 그려보라고 하면 어떨까? 알래스카에 사는 아이가 그린 곰과 한국에 사는 아이가 그린 곰을 비교해보면? 아마 다음 그림들과 비슷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알래스카에 사는 아이들은 하얀 곰을, 한국 아이들은 어김없이 흑갈색의 어두운 곰을 그린다는 것이다. 알래스카 아이들은 항상 하얀 곰만 봐왔고 한국 아이들은 동물원에서 흑갈색 곰 또는 가슴에 하얀 반달무늬가 있는 곰을 봐왔기 때문이다. 환경에 따라 곰의 종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들이 자라면서 봐 온 익숙한 곰을 그리는 것이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어 책을 읽고 자란 아이들은 우리말식으로 사고하고 글을 쓴다. 영어로 글을 써도 그 속에 한국인의 사고가 묻어난다. 글을 쓰는 언어만 영어일 뿐, 글의 알맹이는 태어나고 자라면서 영향을 받은 한국인의 생활방식이나 문화가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땅이 비옥하고 좋은 거름을 주어도 콩이 팥이 될 수는 없다. 바꿔 말하면, 팥을 거두려면 팥을 심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영어로 글을 쓰고 싶다면 영어로 글을 많이 읽어봐야 한다. 우리말 책만 읽은 아이에게 영어로 글을 쓰라고 한다면, 팥을 심어놓고 콩이 열리길 기다리는 꼴이다. 우리말로 글을 쓰는 것과 영어로 글을 쓰는 것은 콩과 팥처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콩과 팥은 엄연히 다르다. 한국인의 사고방식으로 쓰여진 책만 접해본 아이들이 영어식 글쓰기를 배운다고 해서 바로 영어로 글을 쓸 수 있겠는가?

영어식으로 생각하고 영어로 글을 쓰려면 먼저 영어로 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짧은 글부터 긴 글까지 다양한 장르의 내용을 읽으면 더욱 좋다. 영어 원서를 많이 읽어 본 아이라면, 글을 쓰는 법을 배울 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기가 읽었던 글을 떠올릴 것이다. 영어 책을 읽은 기억이 바탕이 되어야 영어식 사고를 통해 영어식 글을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영어 책을 가까이하는 아이일수록, 기본 문법 공부만으로는 2% 부족했던 영어 글쓰기를 세련되게 완성할 수 있다. 그 세련미를 피부에 닿게 느껴보려면 아래의 글을 읽어보자.

A teacher’s daughter is third grade. She is a trouble maker. One day, she fought in school. The teacher talked to her.

 

한 선생님의 딸은 3학년이다. 그녀는 말썽꾸러기이다. 하루는 그녀가 학교에서 싸웠다. 그 선생님(딸의 엄마)이 그녀에게 말했다.

이번 글에는 몇 명이 등장했을까? 첫 번째 글과 단어 하나 차이지만, 두 번째 글에는 모두 세 명이 등장한다. A teacher(선생님), A teacher’s daughter(그녀의 딸), 그리고 이번에는 또 다른 A teacher(딸의 담임 혹은 또 다른 선생님)가 추가되었다.

사실 두 글 사이에서 달라진 것은 a와 the, 고작 한 단어 차이다. a teacher를 쓰든 the teacher를 쓰든 문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the를 씀으로 인해 같은 선생님일수도 다른 선생님일수도 있다. 이처럼 관사(a, an, the)는 한 문장 안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지만, 여러 문장 사이, 즉 ‘문장 간 문법’에서도 아주 오묘한 규칙에 따라 두 글의 내용을 전혀 달라지게끔 할 수 있다.

관사는 거의 모든 영어 문장에 등장하는데, 그만큼 영어를 쓰는 데 가장 많이 애를 먹이는 녀석이기도 하다. 게다가 관사는 우리말에 없는 개념이라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이상 익숙해지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영어를 제법 한다는 사람들, 영어의 달인이라는 통역사들조차도 관사 ‘a’와 ‘the’를 잘못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원어민들도 관사는 답이 없다고들 한다. Just practice(그냥 연습해)! 그냥 많이 써보면 안다고 하니, 이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세련된 영어 글을 쓰는 데는 관사의 예처럼, 문법을 알아도 알쏭달쏭한 2%가 반드시 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문법에 맞게 썼다 하더라도 문장끼리 만날 때 관사의 쓰임 2%를 제대로 채워주지 못한다면 ‘세련된’ 영어 글쓰기를 완성할 수 없다. 영어를 잘하는 많은 아이들이 바로 이 2%의 벽을 뛰어넘지 못해서 영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것이다.

영어의 2%! 닳고 닳도록 영어를 써봐야 안다는 고수들만의 비법. 더구나 문법에 어긋나지 않아 선뜻 틀렸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 2%의 차이는 영어 책 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콩을 거두려면 콩을, 팥을 거두려면 팥을 심어야 한다. 영어로 글을 잘 쓰려면, 원어민들이 영어로 써 놓은 표현들을 눈에 박히도록 봐야 한다.

그래야만 그 속에 담긴 원어민들의 사고방식과 심지어 영어를 쓰는 습관까지도 몸에 밸 수 있다. 

또한 대화체가 많은 영어 소설은 말하는 표현을 익힐 수도 있어서 영어 말하기 실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영어 원서 읽기는 영어 읽기뿐 아니라, 말하기, 쓰기 등 영어 공부 전반에 걸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학습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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